미래전략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2022년 11월 11일 IP Daily 신문)
김명신 국가지식재산위원회 고문
국가지식재산위원회는 2011년에 시행된 지식재산기본법에 따라 설립된 지식재산에 관한 대통령 소속 국가최고자문기구이다. 이 기구는 지식재산정책이 13개 정부 각 부처에 흩어져 있을 때, 효율적인 지식재산정책 집행을 위해 탄생했다.
인공지능에 관해 현재 11개 부처가 법제정안이나, 개정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해 놓고 있는 실정을 보더라도 국가지식재산위원회의 지위와 역할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이 위원회가 처음 발족했을 당시에는 총리실이 주관부서로 일해 오다가 최근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부서로 되면서 장관들의 회의 출석율이 급격히 떨어졌다. 대통령 직속기구임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이 관심을 가지지 않아 그 기능과 역할이 약화되어 버린 것이다.
바야흐로 미·중 갈등으로 기술안보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시되고 있는 가운데, 과학기술과 문화예술의 결합으로 부가가치가 극대화되는 디지털경제시대에는 천연자원은 없으나 고급두뇌를 가진 우리나라의 미래생존전략 수립을 위한 컨트롤타워의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따라서 국가지식재산위원회는 더 많은 예산이 필요하고, 각 부처의 정책을 조정하는 역할도 강화해야 한다. 그럼에도 이번 대통령 소속 위원회의 정비계획을 보면, 국가지식재산위원회의 지위와 역할이 오히려 약화되거나 축소되어 유감이다. 대통령 소속 위원회가 너무 많아 이를 재정비하면서 총리실과 각 부처로 이관하는 것은 납득이 되고, 총리 소속 위원회도 무려 51개나 되어 각 부처로 이관해도 될 위원회가 상당수 있어 보인다. 그러나 대통령 소속 국가지식재산위원회가 국무총리 직속으로 이관될 예정이어서 국가지식재산위원회 정상조 위원장이 책임을 지고 사직했다.
우리나라의 미래 생존전략을 수립하는 국가지식재산위원회가 국무총리 소속 51개 위원회 중 하나로 전락된 데에 대해 지식재산기본법 제정운동을 주도했던 필자로서는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팝송, 영화, 드라마, 방위산업, 컴퓨터게임, 패션, 스포츠, 반도체, 조선, 자동차, 화장품 등 우리나라의 수출주력 상품들을 더욱 진흥시키기 위해 배전의 대책을 수립해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이 발표한 세계 64개국 지식재산정책의 집행효율성 평가에 따르면, 한국은 37위에 머물러 있다. 이런 통계를 보더라도 필자는 차제에 문화체육관광부 저작권국과 특허청을 통합해 영국, 캐나다, 스위스, 벨지움, 태국, 싱가포르, 헝가리, 룩셈부르크 등 처럼 지식재산처를 설립해 정책집행의 시너지 효과를 도모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최근 미국 Thom Tillis 상원의원은 특허청과 저작권청을 통합하는 법안을 마련했다. 국내에서도 지식재산단체총연합회, 한국공학한림원, 국가지식재산위원장을 역임한 이낙연, 정세균 전 총리, 윤종용, 정상조 전 위원장 등도 지식재산처 설립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말은 치열한 국제경쟁 속에서 대통령이 직접 관심을 가지고 우리나라 두뇌자산에 관한 종합정책을 수립할 수 있는 조직을 하루 빨리 재건해 주기 바란다. |